무제 문서

 * Beautiful ones *  *  
  Talking About  :   * 9월 아침
  Name  :  soho




기분 좋은 아침엔 온갖 것에게 미안하다
미루어둔 설거지에게
부딪치고 찡그렸던 자전거에
괴롭히던 커피잔에
변기에 흘려 보낸 몸살 감기약에게도
미안합니다, 곱게 적어
누구라도 볼 수 있게 붙여두고 싶다
현관에 붙여 놓으면 ‘외출 중’쯤으로 여겨질 일이지만
웃는 눈도 같이 그려 넣어
보는 사람도 ‘다음’을 웃음으로 남겨둘 수 있다면
냉장고에 붙여 놓으면 ‘냉장고 비었음’쯤으로 여길 일이지만
예쁜 구름도 꽃도 같이 그려 넣어
주린 배가 싱거운 미소라도 먹을 수 있다면

방학도 휴가도 없이 달려 온 여름, 끝에서
밀린 숙제라도 하는 냥 밤새 머리를 찧다
서너 시간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소소(炤炤)한 바람
9월이다
아침 총기(聰氣)가
‘미안합니다’ 속삭이니
나도 덩달아
‘제가 미안합니다’
높은 하늘을 열고 먼지를 털기 시작한다


  


로즈마리   2004/09/02  *
아침 총기(聰氣)가
‘미안합니다’ 속삭이니
나도 덩달아
‘제가 미안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표현들을 할 수 있는 소호님이 정말로 놀랍답니다
낡은기타   2004/09/04  *
주린 배가 싱거운 미소라도 먹을 수 있다면

이런 표현도 정말 멋지군요.
삶속에서 느끼는 그런 표현과 감정들.. 공감하며 읽을수 있었던 그런 시에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와 닿는 시네요.
요즘 이런 글 잘 안쓰시는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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