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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취중진담 |
미스터 레인보우’ 단행본으로 출간
[경향신문 2004-03-21 19:00]
‘굿바이 미스터 레인보우’
격월간 순정만화잡지 ‘오후’에 연재중인 송채성씨의 ‘미스터 레인보우’가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그러나 이 책은 작가가 그린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렸다. 송씨가 지난 13일 오후 급성 폐렴으로 30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순정만화계에서는 보기드문 남성 작가였던 송씨는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을 따스한 감성으로 풀어내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술에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은 ‘취중진담’으로 2002년도 출판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스터 레인보우’는 남성 동성애를 그렸다는 점에서 국내 만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제목에 쓰인 ‘레인보우’(무지개)가 동성애 문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이라는 데서도 그같은 성격이 드러난다. 이번에 나온 단행본 표지도 마찬가지다. 붉은 깃털로 장식한 화려한 의상의 아름다운 주인공. 언뜻 보면 여자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남자 소변기에서 ‘볼 일’을 보는 자세로 서있다.
책은 낮에는 유치원 교사로, 밤에는 게이바의 쇼걸로 일하는 하덕구가 주인공이다. 그가 게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코믹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렸다. 동성애자를 다뤘다고 해서 일본의 남성 동성애만화인 ‘야오이’처럼 등장인물들을 여성독자들의 판타지 대상으로 삼거나 어둡게만 묘사하고 있지는 않다.
작가는 동성애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짝사랑의 열병에 가슴을 앓기도 하고 유치원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성적 정체성만 다를 뿐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미스터 레인보우’는 안타깝게도 결말을 맺지 못하게 됐다. ‘오후’ 홈페이지 등 만화관련 홈페이지에는 작가의 명복을 비는 독자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주인공 덕구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는데’라는 글과 함께. 시공사. 4,500원.
〈김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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